높이 3m 볏짚 안고 미소 띄어
홍준표 시장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정신은 기념·계숭해야”
민주당·시민단체들 잇단 반발
“쿠데타로 헌정 질서 무너뜨려
동상 설치 강력하게 규탄” 비판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발 등 논란에도 동대구역 광장에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세워졌다.
대구시는 23일 동대구역 박정희 광장에서 홍준표 대구시장 등 주요 내빈 50여명 및 동상 설치를 환영하는 민간단체 회원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박정희 동상’ 제막식을 열었다.
6억원의 예산을 들여 제작된 박정희 동상은 높이 3m로 1965년 가을 박 전 대통령이 추수하며 활짝 웃는 모습으로 제작했다.
동상 둘레석에는 ‘보릿고개 넘어온 길, 자나깨나 농민 생각’, ‘재임 18년 동안 모내기, 벼베기를 한 해도 거르지 않은 대통령’ 등의 글귀가 새겨졌다.
앞서 시는 올 3월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는 사업 추진을 위해 조례 제정 및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구성 , 동상 제작 공모 등 과정을 거쳐 동상 설치에 이르렀다.
박 전 대통령은 1932년 4월부터 1937년 3월까지 5년간 대구사범학교를 다녔으며, 1950년 12월 육영수 여사와 계산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어 1959년까지 대구 중구 삼덕동에서 신혼생활을 하는 등 14년여 간 대구에서 살았다. 대통령 재임시절인 1967년 3월 대구 제3공업단지 기공식, 1968년 5월 경부고속도로 대구~부산 간 기공식, 1975년 12월 전국새마을지도자 대회 등 대한민국 발전의 초석이 된 국가 공식 행사도 가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채보상운동의 구국운동 정신, 자유당 독재 정권에 항거한 2·28 자유정신과 함께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은 자랑스러운 대구의 3대 정신”이라고 말했다.
이날 제막식 행사에 앞서 인근 역 광장에서는 야당과 시민단체 등이 나서 동상 설치 반대 집회를 열어 동상 설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박정희우상화반대범시민운동본부는 이날 낮 12시 30분쯤 동대구역 광장에서 ‘박정희 우상화 반대 및 대구시장 규탄 시민대회’를 열어 박 전 대통령의 친일·독재 행적 등을 거론하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아직 진행 중”이라며 “시민 의사를 무시하는 동상은 철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 단체는 같은 날 오전 대구시 산격청사 앞에서 ‘박정희 동상 설치 규탄’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이날 오전 11시 동대구역 광장에서 ‘독재자 숭배 강요, 박정희 동상 불법설치 규탄’ 기자회견을 갖고, 동상 철거를 촉구했다.
민주당 대구시당은 “독재자 박정희 동상 설치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대한민국 정체성을 쿠데타로 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인권 없는 독재국가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타락시킨 박정희 동상은 시민에 의해 반드시 끌어내려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대 집회 중 일부 보수 성향의 일부 시민들이 민주당 측을 향해 “이재명부터 구속하라”며 고성을 지르며 소란이 발생했지만 경찰의 제재로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시민단체와 보수 성향 단체의 충돌을 우려해 경력 400여명을 현장에 배치해 두 겹으로 방어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