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비록 갇혔지만
그 시절 잊을 수 없어
발맘발맘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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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노트]
비가 내려 문을 닫으려다 본 거미다. 언제 어느 틈으로 들어와 자리 잡고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문과 문 사이 바람도 없고 물기도 없는 답답한 공간을 저 혼자 누리고 있다.
문을 열어도 사진을 찍어도 동요하지 않는다. 달관한 듯 피하려는 움직임도 없다.
나 또한 잡으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뒤로 보이는 간판에서 그의 마음을 읽으며 저리 큰 거미가 되기까지의 삶을 그려본다.
모두의 여름이 뜨거웠으리라.
디카시. 글: 정사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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