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언론과의 접촉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유권자와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화당의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세간의 주목을 받는 행보를 펼치며 지지율 면에서 맹추격하자 클린턴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이하 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클린턴은 미국 노동절(매년 9월 첫째 월요일)인 5일 자신의 전용기에 기자들을 태워 함께 경합주 유세 현장으로 떠나기로 했다.
'힐포스원'(힐러리와 미국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합친 말)이라 불리는 클린턴 전용기에 언론이 동승하는 것은 올해 대선 과정에서 처음있는 일이다.
클린턴은 5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와 일리노이 주 햄프턴을 찾아 일반 근로자들과 함께하는 행사에 참석한다. 이후 플로리다 남부(6일)와 캐롤라이나 북부(8일) 지역을 찾는다.
클린턴이 유세 현장을 찾으면서 전용기에 기자들을 처음 대동하는 것은 '은둔자적 행보'와 관련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된다.
폴리티코는 "힐러리 클린턴이 모습을 거의 보여주려 하지 않아 기자들이 듣는 게 거의 없다"며 선거자금 모금 등 민주당의 많은 행사에서 클린턴 취재에 제한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미 의회전문지 더힐도 "클린턴이 사적인 고액 선거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하고 9월 26일 첫 대선후보 TV토론을 준비하는 데 매진하느라 유세장에서 거의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캠프 측도 이날 이메일 자료를 통해 클린턴이 274일 전을 마지막으로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며 클린턴의 '언론 기피증'을 고리로 공격에 나섰다.
경쟁자인 트럼프가 화제성 면에서 훨씬 더 주목받는다는 점도 클린턴의 조바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AFP통신은 "트럼프가 지지율에선 뒤처졌지만 이민정책 발표와 멕시코 전격 방문으로 정치 메시지 전달과 이미지 선거 측면에서 지난주를 장악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가 지지율 면에서 턱밑까지 쫓아온 상황에서 주목도 면에서도 밀리면 판세가 언제 뒤집힐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클린턴 캠프에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클린턴은 퍼스트레이디 시절에 남편 빌 클린턴 대통령을 취재하는 풀기자단을 피해 대통령 전용기가 아닌 다른 비행기를 가끔 이용하기도 했다.
그동안 언론인과의 비행기 동행을 꺼린 클린턴이 올해 대선에서 기자들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전용기를 허락한 것에서 클린턴 캠프의 절박함이 읽힌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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